[피막] 태국 최초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왜 안봐요?!

피막은 <셔터>, <랑종>을 만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2014년 작품입니다. 태국 최초의 천만 영화로 유명합니다. 상영 당시 영화관에서 보고 너무 재밌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보라고 보라고 암만 말해도 아무도 안 본 비운의 추천작입니다.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라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 기회를 주기 위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절대로 결말 내용을 스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B급 감성의 공포 코미디 영화로 주성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으니 꼭 한번 봐주세요.

 

영화 <피막> 내용

영화는 태국에서 유명한 ‘매낙 프라카농’의 전설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의 ’춘향전‘같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스토리로 영화나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되는 전설이라고 합니다.

청년 ‘피막’은 출산을 앞둔 아내 ‘낙’을 집에 홀로 두고 전쟁터로 차출이 됩니다.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집에 두고온 아내와 태어날 아기 생각에 걱정만 늘어가던 어느날 같은 부대 친구들과 탈영을 감행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친구들과 집에 도착한 피막은 아내와 아기를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중 마을 사람들이 낙을 무서워하며 피하는 모습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낙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쟁터로 피막이 떠나고 난 후, 홀로 남은 낙은 전쟁으로 인한 기근으로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갑니다. 그런 낙을 마을 사람들은 도와 주기는 커녕 모른척을 합니다. 그러다 출산을 하게된 낙은 하혈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외치지만 결국 외면받아 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낙은 죽게 되었지만 남편 피막에 대한 그리움이 컸기에 귀신으로라도 남아서 피막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매낙 프라카농 전설

매낙 프라카농 전설은 태국인들에게 유명한 귀신 이야기로, 남편이 전쟁에 나간 사이에 뱃속의 아이와 함께 죽은 귀신이야기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지만 부인이 죽은 줄 모르고 있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귀신인 부인을 피해서 사원으로 도망을 갑니다. 남편이 떠난 이유가 마을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한 귀신은 분노하여 난동을 피우고 결국에 프라풋타짠이라는 스님에 의해서 사후세계로 돌아간다는 전설이라고 합니다.

(( 스포의 내용이 있습니다. ))

 

워낙에 유명한 전설이라서 그동안 많은 매체에서 제작되었는데 원래의 전설 분위기대로 무서운 공포 이야기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낙이 귀신임을 알아차린 남편을 쫓아다니는 모습이나 마을 사람들에 분노하는 모습 등 공포스러운 부분이 많은 전설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피막>에서는 원래의 전설에서 공포보다는 낙과 피막의 러브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포 영화같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중간중간 피막의 친구들이 감초처럼 자잘한 웃음을 만들어줍니다.

 

어린 부부의 사랑

영화에서 낙과 피막은 어린 부부입니다. 10대정도 느낌이예요. 그래서 엄청 풋풋하고 맑고 순수한 어린 연인같았습니다. 그런 아기 연인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찰라, 전쟁이 터져서 피막이 전쟁터로 끌려가고 혼자 남은 어린 아내 낙이 혼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두 배우가 모두 외모가 출중하기도 하지만 연기도 너무 잘해서 순수하고 어린 커플의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귀엽고 예쁜 커플이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응원하면서 부모의 마음이 되어 지켜보게 되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낙이 귀신이 되고 피막이 낙을 피하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자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피막의 군대 친구들이 코믹한 장면을 많이 연출해주기 때문에 공포 분위기 속에서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초반부를 지나면서,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면서도 그리운 남편을 계속 기다리고 있던 귀신이 된 낙의 아픔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그런 낙의 마음을 알아채고 그녀가 귀신인 걸 진작 알게 되었음에도 모르는척 연기를 하며 계속 낙과 함께 하려고 했던 피막의 마음에 감동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낙이 피막과 피막의 친구들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자기가 낳은 아기도 보여주면서 지내다가 낙이 사실은 귀신이라는 것을 피막이 알아채면서 그동안 현혹되던 것들이 사라지고 낙이 대접하는 음식은 낙엽과 벌레들이었고, 아기 침대에 아기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피막은 벌레랑 낙엽을 씹어먹으면서 아내에게 음식이 맛있다고 말해주고,있지도 않은 아기를 두팔로 안고 얼르기도 합니다.

매낙 프라카농의 이야기를 모르는 한국인으로서는 영화를 보는 중간까지 누군가 귀신인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귀신인걸까? 하고 피막이 귀신이거나 아니면 군부대에서 같이 탈영한 친구중에 한명이 귀신인데 피막의 집까지 따라온 게 아닌가 하면서 맞춰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영화상에서 그런식으로 한 명씩 의심이 들게 만들었어요. 귀신을 추리하면서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다른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에는 공포물이기 때문에 결론이 낙의 성불(?)로 낙과 피막이 헤어지게 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귀신과 인간이 같이 해피엔딩을 맞을수는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번 <피막>에서는 그동안의 매낙 프라카농 전설과 다르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이 점이 이전 작품들과 다른 또 하나의 차별점으로 태국에서 천만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면 낙이 피막을 사랑하는 마음, 피막이 낙을 사랑하는 마음을 절절히 느낄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커플을 응원하고 싶게 만듭니다. 제발 두사람 사랑하게 해주세요, 꽃길만 걷길! 하는 마음이 솟구칩니다. 음산한 느낌이 나다가 웃기다가 나중에는 감동으로 눈물도 흘리게 만드는 이상한 마력이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볼 수 있는 ott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진짜로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는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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